| year | 2022 |
| city | 용인 |
| type | 인테리어 |
| used | 의류매장 |
| project area | 82.91m² |
| construction | 진성건축, 일성전기, 승지금속 |
| landscape | 조경상회 |
| photo | 김동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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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머무르기 좋은 매장
사람은 주변의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곁의 사람이든, 머무는 공간이든 주변과 우리는 살아가며 큰 영향을 주고받게 된다.
하루 70% 이상의 시간을 매장에서 보내는 클라이언트에게 공간의 환경은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공간이 클라이언트에게 어느 곳보다 편안하고 사랑스러워야 머무는 시간이 즐겁고, 그래야만 고객을 맞이할 때 충분히 즐겁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백화점 매장처럼 창도 빛도 없이 쾌적함과는 거리가 먼 공간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사이트는 두 면의 도로가 면한 코너건물 1층의 공간으로 내부가 훤히 비치는 개방감 있는 공간이다. 개방감이 있다는 건 장단점이 모두 존재한다. 의류 매장으로서 상품이 잘 보이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의류 특성상 남향의 빛을 수 시간 동안 받게 되면 변색의 위험이 커 상품으로 못쓰게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또한, 하루 대부분을 매장에 머물게 될 클라이언트의 쉴 공간이 마련되어있지 않다면 외부의 시선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피로감도 상당할 것이다. 대부분 매장이 식사도, 잠시의 제대로된 휴식도 어려운 이유이다. 위의 이야기처럼 우리에게 이 프로젝트는 클라이언트의 편안함과 쾌적함이 우선되어야 할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
실내는 남향으로 창을 길게 마주한 깊지 않은 공간이다.
우리는 long slow distance라는 이름처럼 천천히 그리고 길게 클라이언트가 준비한 제품들을 고객들과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long slow distance
a. 입구에 들어서면 진입 방향으로 두 개의 벽이 보인다. 들어서서 바로 보이는 벽은 카운터의 영역을 만들고, 또 다른 벽은 작은 진열대이자 서향의 깊은 빛을 막아준다. 이 벽들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고객의 동선을 안쪽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b. 매장에서 가장 길고 얇은 반투명의 벽이다. 매장을 가로지르는 이 벽으로 앞쪽 공간과 뒤쪽 공간으로 나누어져 작은 매장에서 긴 동선을 만들어낸다. 뒷공간은 클라이언트가 준비한 의류의 진열공간이다. 반투명의 재료로 남향의 빛을 한 켜 막아주며 외부에서도 의류를 아른하게 볼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c. 반투명의 벽을 지나 돌아 나오면 큰 빈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남향의 빛이 들어와 밝고 따뜻하며 아름다운 조경공간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유니버셜 스페이스, 말 그대로 무엇이든 변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옷을 갈아 입고 좁은 탈의실에서 나와 큰 거울로 편안하게 볼 수도 있으며, 고객들이 쉬었다 가는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클라이언트가 SNS에 새로운 제품을 업로드할 때 사용되는 포토 스팟이 되어주기도 한다.
d. 처마 아래의 조경공간은 내부에서 시선을 확장시켜 고객에게도 클라이언트에게도 환기되는 공간이다. 일을 하다 짬을 내서 식물에 물을 주고 보살피는 행위 자체가 휴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절마다 변화가 있는 식물들이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을 기대했다. 조경공간 너머 어깨 높이의 벽은 식물들의 배경이 되고 어지러운 외부 경관을 걸러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외부에서 봤을때 벽보다 높은 나무들은 건물 주변 식생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연장되어 보이고, 벽 너머의 공간을 호기심 갖게 한다. 꽃이 피고 단풍이 들어가며 나뭇가지만 남은 모습까지도 지나는 주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 진열공간을 마주하고 있는 벽이다. 가장 깊은 벽으로 작은 진열대가 있고, 벽의 뒤쪽으로 작은 창고와 탈의실이 있는 기능적인 공간이다.
f. 바리솔의 두꺼운 조명 벽으로 감추어진 공간이다. 조금이나마 시선을 피해 쉴 수도, 음식냄새가 매장에 섞이지 않게 식사도 할 수 있는 곳이다.
